히딩크 감독이 시각장애인축구장 짓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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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이 시각장애인축구장 짓는 사연

황현옥 0 839
한 복지사의 제안으로 시작된 사업이 꼬리에 꼬리를
히딩크재단, 차기사업은 저소득아동 무료 축구교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9-06-19 19:45:37
첫 드림필드인 충주성심맹아원 시각장애아동과 기념촬영하고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 ⓒ박종태
에이블포토로 보기▲첫 드림필드인 충주성심맹아원 시각장애아동과 기념촬영하고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 ⓒ박종태
거스 히딩크 러시아축구대표팀 감독이 시각장애인축구장인 히딩크 드림필드(Hiddink Dream Field) 3호와 4호의 준공식에 참석하러 곧 방한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왜 꾸준히 시각장애인축구장인 ‘히딩크 드림필드’를 짓고 있는 것일까?

지난 2007년 충주성심맹아원을 시작으로 2008년 포항 한동대학교, 2009년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7월 1일 개장식), 전라북도립장애인종합복지관(7월 2일 개장식) 등 벌써 4개의 드림필드를 지은 히딩크재단.

한일월드컵 이후 우리나라 국민의 뜨거운 열정에 대한 보답하고자 한국의 장애아동과 저소득 어린이를 위한 복지사업을 펼치기 위해 지난 2003년 설립된 히딩크재단은 첫 사업으로 히딩크 드림필드를 설립하기 시작했다.

한 사회복지사의 요청에 의해 시작된 드림필드

그렇다면 왜 드림필드였을까? 19일 히딩크 재단 강성룡 이사와의 전화통화에 따르면 드림필드의 시작은 한 사회복지사의 요청에 의해 시작됐다. 히딩크재단의 설립 기사를 접한 충주성심맹아원의 한 사회복지사가 축구를 사랑하는 시각장애아동들을 위해 축구장을 만들려고 하는데 보조가 가능하겠냐고 문의한 것.

“이 얘기를 히딩크 감독에게 했더니 돈이 얼마나 드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얼마가 든다고 말하니 그렇다면 보조가 아니라 우리가 지어주자고 말하더라고요. 또 한국에서는 시각장애아동이 충주에만 있느냐고 물어서 ‘아니다, 지역마다 있다’고 했더니 좋은 일이니 적어도 월드컵이 개최됐던 도시 또는 각 도에 1개씩은 짓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하게 됐어요.”

강 이사가 전한 드림필드 사업의 시작은 이렇다. 히딩크재단 설립의 취지와도 맞았고, 또 히딩크 감독의 경력과도 맞았던 드림필드는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준공이 이어졌다.

“드림필드 1호가 설립됐다는 기사를 접한 뒤 한동대 총장에게 연락이 왔어요. 졸업을 하기 위해서 한동대는 봉사활동이 필수인데 드림필드를 지어주면 장애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제안이었죠. 그래서 한동대에 2호를 짓게 됐어요. 그랬더니 그 기사를 보고 수원에 있는 경기도장애인복지관에서 연락이 왔고, 전라북도의 경우에는 도지사가 직접 연락을 해 왔죠. 어차피 해야 할 일이었고 또 우리가 추구하고자 했던 목표와도 맞아 이 일을 진행하게 됐어요.”

각 도에 1개씩, 또 가능하면 2002년 월드컵이 개최됐던 도시에 드림필드를 하나씩 지어나갈 예정이라고 히딩크재단의 계획을 밝힌 강 이사는 드림필드와 관련된 공을 처음 제안한 사회복지사에게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사회복지사의 제안이 아니었다면 히딩크재단에서는 다른 사업을 먼저 시작했을 거고 지금 거기에 치중했을 수도 있겠죠”라는 것이 강 이사의 설명이다.

드림필드는 장애인 모두를 위한 축구장

강 이사는 드림필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축구장이기는 하나 시각장애인만 사용하는 곳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각장애인이 우선이 되지만 다른 유형의 장애인들도 이용할 수 있죠. 드림필드는 소외된 계층의 아동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거든요.”

이어 강 이사는 “옆에서 본 히딩크 감독은 한국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어요.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서도 그렇고 또 좋은 성적을 내고 그걸 인정받기도 했고요. 추억이 많은 곳이죠. 그래서 한국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요. 와 달라는 곳도 많고 바쁜 일정이지만 히딩크 감독은 1년에 1번은 재단사업을 위해 한국을 방문해요”라며 히딩크 감독의 한국사랑을 전했다.

드림필드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며 흐믓함을 느끼고 히딩크재단일을 도우며 행복하다는 강 이사는 “히딩크재단은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무료 축구교실을 구상하고 있다"고 차기사업의 방향을 내비쳤다.

“유소년 축구교실이 많이 생기고 있으나 비용 등의 문제로 저소득층이 소외되기도 하거든요. 하고 싶어 하는 아동들이 참여해 소외감도 줄일 수도 있고 또 그 안에서 축구에 대한 재능이 있는 아동도 발굴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지난 2008년 제2호 드림필드 준공식에 참석해 여전히 배고프다며 한국에 대한 사랑을 마음껏 보여준 거스 히딩크 감독. 끊임없는 히딩크 감독의 한국 사랑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히딩크 드림필드 1호를 기증받은 충주성심맹아원 시각장애아동들이 히딩크 감독과 축구를 즐기고 있다. ⓒ박종태
에이블포토로 보기▲히딩크 드림필드 1호를 기증받은 충주성심맹아원 시각장애아동들이 히딩크 감독과 축구를 즐기고 있다. ⓒ박종태
경기도종합복지관에 지어진 히딩크 드림필드 제3호. 오는 7월 1일 개장식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
에이블포토로 보기▲경기도종합복지관에 지어진 히딩크 드림필드 제3호. 오는 7월 1일 개장식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

맹혜령 기자 IconBlogGobtn.gif(behind8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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