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등 교통약자 이동권을 보장하라”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성명서 발표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성명서]
“장애인 등 교통약자 이동권을 보장하라”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전국 최대 장애인 당사자 단체로서 최근 우리 사회 일각에서 장애인 행위와 관련해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며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1. 전장연에 촉구합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장기간 국민을 볼모로 한 각종 불법시위가 그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동권 보장 요구에 우리 협회도 인식을 같이 하며, 다만 이를 주장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먼저 불편을 겪는 시민사회 앞에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으며, 전장연의 과격한 시위 방법의 변화를 촉구합니다.
우리 협회는 전장연이 지난 20년 넘는 세월동안 과격한 시위를 이어왔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전장연이 취해 온 강경투쟁이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불편을 주었고, 장애인식개선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전장연은 전체 장애인을 대표하는 단체가 결코 아닙니다. 그럼에도 선량한 시민사회에 전장연의 불법 및 강경투쟁이 전체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고착화 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장애인은 물론 장애인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해 온 장애인단체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엄중한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합니다.
전장연의 과격 일변도의 시위방법 때문에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우리 목소리는 온데간데 없어졌습니다. 과정의 정당성 훼손으로 목표의 합리성도 약화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시위는 멈추어 주십시오. 정당성 있는 과정과 방법으로 우리의 호소력을 높여야 합니다.
2. 정부에 촉구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미온적 태도와 지지부진한 장애인 정책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정부가 보다 적극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왔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장애인이 원하는 정책을 무시해 온 태도를 보여줌으로서 장애인으로 하여금 과격한 행동과 폭력적인 시위문화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만 잠시라도 귀 기울이는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에 전장연과도 같은 세력을 키워준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정부는 장애인 등 사회 약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회기반시설 확충을 서둘러야 합니다. 각종 대중교통시설을 재정비하고, 이동수단을 대폭 개선하고 늘려야 합니다. 무장애(Barrier free) 환경 구축은 장애인만을 위하지 않으며, 전체 국민이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최상의 복지 정책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만일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에 투입했던 예산 집행처럼 무장애(Barrier free) 환경 구축을 위해 투자하고 과감한 정책을 펼쳤다면 지금 벌어지는 사회 갈등은 야기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3. 국회와 정치권에 촉구합니다.
국회와 정치권의 무관심 및 장애인을 정략의 도구로 삼는 것을 경계합니다. 그동안 정치권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사회적 약자의 지분을 인정하지 않은 태도로 일관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어떤 정치적 논리에도 휘둘리지 않고 여기까지 달려왔습니다. 오로지 장애인 복지를 최우선 가치로 여겼고, 이를 위해 앞장서 왔습니다.
그동안 우리 협회는 공공시설의 편의시설 확장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주요 도시의 지하철 등 시설에 에스컬레이터 및 승강기가 설치되는 데 모든 역량을 기울여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장애인편의시설의 편리함을 어느 특정인이 독점하지 않는다는 것과 모두에게 편리함을 준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특정 정당을 떠나 원론적인 입장에서 장애인 등 사회약자의 문제에 접근해야 하고 이해하기를 촉구합니다. 정치권 및 국회는 사회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제도개선에 힘써야만 합니다. 국민이 납득할 대안과 정책을 제시하고 입법 활동을 해줄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장된 권리를 찾고자 하는 것입니다. 정치권은 공론의 장을 조속히 마련하여 장애인들의 정당한 요구를 경청하여 주십시오.
4. 우리의 입장
전장연 불법시위에 대해 야당 당대표가 비판의 입장을 취하자 여당 및 일부 장애인단체가 동조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혹은 사회적 약자를 공격하는 것이 온당치 못하다 여기는 분위기로 몰아가는 여론에도 우리는 결코 동조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장애인도 가족이 있고 이웃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협회는 올바른 장애인복지와 인권을 위해서라면 이보다 더 강경한 행동도 불사할 용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동의와 국민의 지지를 무시한 장애인 운동은 결국 설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준수해야 할 법정신과 원칙이 사라지고 온정주의에 빠지는 태도 역시 경계합니다. 우리 협회는 지금까지 장애인을 동정(同情)하는 온정주의나 시혜(施惠)의 태도를 늘 경계해 왔습니다. 오직 장애인의 온전한 자립과 삶의 주체로 살아가는 사회 환경을 조성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음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또 우리협회는 어느 특정 정당의 입장도 옹호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정론을 바탕으로 장애인복지 증진을 위한 노력을 줄기차게 이어갈 것이며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의 불편을 야기하는 특정 단체의 극단적인 행태에 깊은 유감을 금치 못하며, 정부와 국회는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실제적인 활동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줄 것을 촉구합니다.
장애계 그리고 정치권은 국민들이 눈살 찌푸리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도출될 결과가 ‘반쪽의 승리’ 또는 ‘모두의 상처’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2022년 3월 29일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 김 광 환
출처 : 소셜포커스(SocialFocus)(http://www.socialfoc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