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장애인차별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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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장애인차별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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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 축소 → 미해결 진정은 자꾸 늘어나
장애인장기요양제 시범사업 무산…연금은 연구만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9-03-07 11:55:32
국가인권위원회 축소를 반대하는 장애인, 시민, 사회단체단체들이 공동투쟁단을 꾸려 본격 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국가인권위원회 축소를 반대하는 장애인, 시민, 사회단체단체들이 공동투쟁단을 꾸려 본격 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에이블뉴스
국가인권위 축소 논란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 우선 행정안전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 30% 조직 축소를 저지하기 위해서 전국의 장애인단체, 시민사회단체, 인권단체 212곳이 지난 2일 공동투쟁단을 꾸렸습니다.

공동투쟁단을 구성하자마자 기자회견도 갖고, 행정안전부 관계자들과 면담도 가졌습니다. 이달곤 장관 면담 요청서도 제출했습니다. 이번 공동투쟁단에는 국가인권위 독립성 보장과 지역사무소 폐쇄 저지를 위해 활동해온 부산, 대구, 광주지역의 공동대책위원회도 모두 합류했습니다.

국가인권위 전직 인권위원 16명이 행정안전부에 의해 추진되는 국가인권위 조직 축소 시도는 국가인권위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국가인권위도 지난 5일 행정안전부의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를 발표하고, 독립성을 절대 침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장애인계는 국가인권위 지키기 운동의 전면에 서 있습니다. 공동투쟁단을 이끌고 있는 단체들은 대부분 장애인단체들입니다. 장애인계가 국가인권위 축소 논란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의 무력화가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진정을 제기해도 인력이 없어 조사를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또 다시 인력을 줄인다는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시행 2년차를 맞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위기상황입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정신을 후퇴시키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일부 조항은 규제일몰제에 포함되도록 방치해 법을 어길 수 있도록 면죄부를 주고 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 대규모 진정사태가 우려되고 있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장애인 웹 접근성입니다. 공공기관, 특수학교, 특수반이 설치된 국공립 유치원, 특수학급이 설치된 국공립학교, 장애아전담보육시설, 종합병원, 복지시설,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 등은 오는 4월 11일부터 홈페이지에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관련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를 어기면 장애인 차별로 간주돼 국가인권위원회와 법무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시정명령을 받게 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장애인 웹 접근성은 반드시 구현해야하는 강제적 의무사항이 된 건입니다.

실제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가 중앙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 국회, 교육기관, 시민단체, 민간기관 등 1,100여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웹 접근성 실태를 조사한 결과, 평균 90점을 넘는 웹 사이트는 3%에 불과했습니다.

경기도청, 서대문구, 오산시청, 순천시청, 광명시청, 충남대병원, 안성시청, 천안시청, 인하대병원, 동해시청, 의왕시청 등은 수백 개의 기관들은 50점도 채 되지 않는 낮은 점수를 받아 모두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입니다.

장애인 웹 접근성은 일부일 뿐입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단계적으로 적용되는데, 오는 4월 11일부터 적용을 받는 곳이 늘어납니다. 일단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상시 300명이상 근로자 사업장은 고용상 정당한 편의제공이 의무화되고, 국·공·사립특수학교, 특수반 설치 국·공립 유치원, 특수학급 설치 국·공립학교, 장애아전담 보육시설 등은 교육상 정당한 편의제공이 의무화됩니다. 에이블뉴스는 얼마나 준비가 잘 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특집을 진행할 것입니다.

정부와 국회는 과연 장애인장기요양제 도입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만, 사과조차 한 마디 없습니다. 시범사업 예산은 한 푼도 확보하지 않아 2009년도 시범사업을 실시한 다음에 2010년도 6월 30일까지 대책을 보고하라는 국회의 부대 결의가 물거품이 되고 말았지만, 문제를 수습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복지부 담당 실무자는 부대결의 내용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취재과정에서 2009년 7월부터 1년간 장애인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해야하는 것이 부대결의에는 포함이 되어 있지 않다는 답변을 들어야했습니다. 부대결의 전문을 옮겨놓습니다. 똑똑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009년 7월부터 1년간 장애인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해야하는 것이 맞습니다.

"4. 부대결의
가. 장애인 장기요양서비스 적용


이 법은 국민의 보험료부담 증가, 장애인에 대한 서비스 제공 시설 부족 등과 아울러 서비스 본질이 노인은 일상생활 보조 위주의 서비스인데 비하여 장애인은 사회참여·재활치료를 통한 자립지원에 중점을 둔 서비스라는 점을 고려하여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당시에는 부득이 65세 미만의 비 노인성질환을 가진 장애인은 장기요양보험급여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나, 중증장애인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현실적 여건과 각종 장애인 시책이 장애인의 요구수준에 미흡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장기요양보험급여에 상응하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이 있음.

정부(보건복지부장관)는 장애인의 특성에 적합하도록 장애인에 대하여 활동보조인 지원 등 각종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고, 2010년 6월 30일(장기요양급여가 개시된 날부터 2년 이내)까지 장애인(65세 미만의 자)에 대하여 이 법에 따른 장기요양급여의 종류와 내용에 상응한 급여가 장애인의 특성에 적합하게 지원되는지 여부를 검토한 후, 장기요양인정의 신청자격에 장애인을 포함할 것인지 여부를 담은 장애인복지대책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함. 그리고 향후 장애인을 대상으로 포함할 경우에 대비하여 2009년 7월부터 1년간 장애인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여야 함."


장애인연금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입니다. 지난 4일 복지부가 ‘기초장애연금 시행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다고 공고했습니다. 11월까지 연구용역을 실시해서, 기초장애연금 시행방안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검토를 하게 되는데요.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할만합니다.

하지만 연구용역이 끝나면, 구체적인 도입방안이 추진돼야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입니다. 지난 2004년에도 보건복지가족부는 장애인 연금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후속대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야당인 민주당도 현재 장애연금 도입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려고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제 연금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소장섭 기자 IconBlogGobtn.gif(sojjang@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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